"오늘 밤은 혼자 있기가 무섭다"며 "나 원래 이런 사람 아냐"라고 둘러댄다
그리고 "혹시나 시꺼먼 마음이 의심이 된다면 저 의자에 나를 묶어도 좋아"라고 말하는 두 남자
홍대를 발칵 뒤집어 놓은 인디밴드 10cm
혜성처럼 등장했지만 알고 보면 12년 째 함께 노래해 왔다는 이들의 이야기
그리고 "혹시나 시꺼먼 마음이 의심이 된다면 저 의자에 나를 묶어도 좋아"라고 말하는 두 남자
홍대를 발칵 뒤집어 놓은 인디밴드 10cm
혜성처럼 등장했지만 알고 보면 12년 째 함께 노래해 왔다는 이들의 이야기
<스트리트H> 8월호(vol.15)에 실린 인터뷰 전문+지면 한계상 싣지 못했던 내용이 포함되었습니다
키도 성격도 상반된 두 남자가 모여 만든 10cm(밴드명). 올해 상반기에 한 컴필레이션 앨범에 실린 '오늘 밤은 어둠이 무서워요'가 알음알음 인기를 끌더니 <유희열의 스케치북>, <음악여행 라라라> 등 공중파 방송에 등장해 화재가 되면서 요즘 그들의 공연은 연일 매진사태다. 노래 제목만 말해도 웃음보 먼저 터지는 작명, 감미로운 목소리와 세련된 연주, 썰렁해서 더 사랑스러운 개그가 이들의 트레이드 마크다. '오늘 밤은 어둠이 무서워요'는 심지어 노래방 목록에까지 올라와 있는 상태다. 8월 초 내놓은 싱글 '아메리카노'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사진 설명_권정열(28세.보컬.키 170cm), 윤철종(29세.기타.키 180cm)
장소협찬_홍대 'yellow elephant'
장소협찬_홍대 'yellow elephant'
Q. 여름 휴가는 잘 보냈는가?
권정열: 캘빈 해리스라고 좋아하는 영국 DJ가 있는데 한 번도 못 봤다. 이번 낙산 페스티벌에 여자친구와 다녀왔다.
윤철종: 나도 속초에 다녀왔다
권정열: 함께 간 건 아니고 같은 장소를 다른 시간대에 다녀온 거다.
Q. 7월 말 열린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1차 라인업에 올랐다. 기분이 어땠는가?
권정열: 펜타포트는 로망 중 하나였는데 막상 섭외가 들어오니 좀 놀랐다. 그건 록페스티벌이고 우리는 앉아서 하는 공연이니까. 하지만 관객들이 서 있다는 것 빼고 평소 공연하고 똑같았다.
윤철종: 입바른 소리를 하자면 우린 어디서나 똑같은 마음가짐으로 공연에 임한다.
Q. 알고보니 구미 사나이들이었다. 서울에 오게 된 계기가 있는가?
윤철종: 한 마디로 '우물 밖'을 보고 싶었다. (음악의) 메카로 간다면 미국이나 영국이지만 돈이 없으니까. 구미에서 밴드 '해령'을 할 때는 대구로 많이 가고 서울은 가끔 왔다. 그러다 본래 네 명이 하던 밴드가 해체되니까 둘이 으쌰으쌰해서. 그렇게 서울에 온거다.
권정열: 상경했을 때의 모습은 '거지' 같았다.
윤철종: 정말 거지 그 자체였었다. 제대한 지 얼마 안되어서 돈도 없었고. 힘든 알바도 많이 했다. 텔레마케팅도 하고 영어학원 인형탈 쓰는 알바도 했다. 2미터 넘는 어깨 떡 벌어진 인형이 전단지 주니까 애들은 무섭다고 도망가고.
Q. 그 당시에도 홍대 앞에 있었나?
권정열: 그때는 신촌 한복판 번화가에서 같이 살았다. 다 큰 남자 둘이 사는 건 좀 아닌 것 같아 분가를 했다. 지금 홍대 부근에 산다.
윤철종: 나는 신림동에 살고 있다. 보증금이 없어 빚내서 나오고 이제 겨우 빚을 청산했는데 그리 배부르진 않다. (권정열을 가리키며) 배는 실제로 나왔는데, 나도 나왔다(웃음).
Q. 작업은 주로 어디서 하나?
권정열: 신촌에 '52번가'라는 술집이 있었다. 지금은 망한 곳인데 거기 사장님이 우릴 가엾이 여겨서 공짜로 술도 주고 그랬다. 한마디로 말해서 거둬준거지. 매일 그곳에서 놀고 작업하고 그랬다. 가게 마감하면 문도 같이 닫고 나오고.
윤철종: 요즘은 홍대 카페에서 주로 만난다. 홍대에서 개인 기타 레슨을 하고 있어서 일주일에 너댓 번은 홍대에 나온다. 만나서 작업만 하는 건 아니지만.
권정열: 예전에는 늘 붙어 다니며 쿵덕쿵덕 만드는 걸 좋아했는데 이젠 고루하게 느껴진다. 요즘은 뼈대를 만들어오면 같이 완성하는 식으로 개인 작업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렇게 해서 편곡이 탄탄하게 잘 됐다 싶은 곡은 '오늘밤은 어둠이 무서워요'와 '아메리카노'. 더 찌질했던 게 아름다워졌고, 더 무식했던 게 발랄해졌다.
권정열: 캘빈 해리스라고 좋아하는 영국 DJ가 있는데 한 번도 못 봤다. 이번 낙산 페스티벌에 여자친구와 다녀왔다.
윤철종: 나도 속초에 다녀왔다
권정열: 함께 간 건 아니고 같은 장소를 다른 시간대에 다녀온 거다.
Q. 7월 말 열린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1차 라인업에 올랐다. 기분이 어땠는가?
권정열: 펜타포트는 로망 중 하나였는데 막상 섭외가 들어오니 좀 놀랐다. 그건 록페스티벌이고 우리는 앉아서 하는 공연이니까. 하지만 관객들이 서 있다는 것 빼고 평소 공연하고 똑같았다.
윤철종: 입바른 소리를 하자면 우린 어디서나 똑같은 마음가짐으로 공연에 임한다.
Q. 알고보니 구미 사나이들이었다. 서울에 오게 된 계기가 있는가?
윤철종: 한 마디로 '우물 밖'을 보고 싶었다. (음악의) 메카로 간다면 미국이나 영국이지만 돈이 없으니까. 구미에서 밴드 '해령'을 할 때는 대구로 많이 가고 서울은 가끔 왔다. 그러다 본래 네 명이 하던 밴드가 해체되니까 둘이 으쌰으쌰해서. 그렇게 서울에 온거다.
권정열: 상경했을 때의 모습은 '거지' 같았다.
윤철종: 정말 거지 그 자체였었다. 제대한 지 얼마 안되어서 돈도 없었고. 힘든 알바도 많이 했다. 텔레마케팅도 하고 영어학원 인형탈 쓰는 알바도 했다. 2미터 넘는 어깨 떡 벌어진 인형이 전단지 주니까 애들은 무섭다고 도망가고.
Q. 그 당시에도 홍대 앞에 있었나?
권정열: 그때는 신촌 한복판 번화가에서 같이 살았다. 다 큰 남자 둘이 사는 건 좀 아닌 것 같아 분가를 했다. 지금 홍대 부근에 산다.
윤철종: 나는 신림동에 살고 있다. 보증금이 없어 빚내서 나오고 이제 겨우 빚을 청산했는데 그리 배부르진 않다. (권정열을 가리키며) 배는 실제로 나왔는데, 나도 나왔다(웃음).
Q. 작업은 주로 어디서 하나?
권정열: 신촌에 '52번가'라는 술집이 있었다. 지금은 망한 곳인데 거기 사장님이 우릴 가엾이 여겨서 공짜로 술도 주고 그랬다. 한마디로 말해서 거둬준거지. 매일 그곳에서 놀고 작업하고 그랬다. 가게 마감하면 문도 같이 닫고 나오고.
윤철종: 요즘은 홍대 카페에서 주로 만난다. 홍대에서 개인 기타 레슨을 하고 있어서 일주일에 너댓 번은 홍대에 나온다. 만나서 작업만 하는 건 아니지만.
권정열: 예전에는 늘 붙어 다니며 쿵덕쿵덕 만드는 걸 좋아했는데 이젠 고루하게 느껴진다. 요즘은 뼈대를 만들어오면 같이 완성하는 식으로 개인 작업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렇게 해서 편곡이 탄탄하게 잘 됐다 싶은 곡은 '오늘밤은 어둠이 무서워요'와 '아메리카노'. 더 찌질했던 게 아름다워졌고, 더 무식했던 게 발랄해졌다.
사진_김장현
Q. 상당수 노래가 귀엽지만 응큼한 남자들의 속내를 담고 있다. 자체 권장등급을 붙인다면?
권정열: 이미 19세 판정이 났다. '킹스타'는 방송 3사 다 안 나오고, '오늘밤은 어둠이 무서워요'는 KBS 한 군데에서만 나온다.
윤철종: 직접적으로 따져봐도 불순한 노래들은 아니지 않나.
Q. 10cm 곡에 자주 등장하는 아이템이 담배, 커피, 스타킹이던데?
권정열: 생각도 못한 부분인데, 듣고 보니 그렇네(웃음).
윤철종: 담배와 커피는 누구나 즐기지 않나? 우리도 누구나 하는 때에 시작했는데... 음... 13세? (웃음)
권정열: 스타킹은 왜 자주 나오는지 모르겠다.
윤철종: 남자니까.
Q. '앞으로 어떤 노래를 만들고 싶다'하는 지향점이 있나?
권정열: 맑음의 영역. 하지만 어떻게 바뀔진 모른다.
윤철종: 가수는 가사를 따라가는 것 같다. 가사가 힘들면 진짜 힘들어지고 가사가 희망적이면 좋은 일이 생기는 것 같다.
권정열: (그런의미에서 라이벌은) 이지형으로 해 달라. 우리도 마음가짐을 건강히 해서 맑음의 영역에 가고 싶다. 그 영역의 최고봉은 이지형이다.
윤철종: (웃음) 굉장히 왜곡됐지만, 그렇게.
권정열: 타도, 이지형!
Q. 친분 있는 뮤지션도 많이 생겼겠다. 매달 한 번씩 있는 CS센터 공연에서 메인을 함께 맡고 있는 우주히피와 친한 거 같은데
권정열: 식상한 관계다(웃음).
윤철종: 동영상으로 먼저 '이 사람들 잘하네'하고 눈여겨 보다가 공연을 보러가서 우연히 만났다. 그런데 우주히피가 먼저 "어, 10cm 좋아요" 해서 "저희도 좋아요" 하고.
권정열: 합주를 한 적도 있다. 근데 잘 안 맞아서 그 뒤로 절대 같이 안한다(웃음). 음반 작업을 같이 할 순 잇겠지.
윤철종: 강산에 형님하고도 친해졌다. 올해 초엔 쓰시던 기타까지 '하사'하셨다(웃음). 버스킹하면서 만난 '좋아서 하는 밴드'도 있고. '와이낫'은 우릴 건져올린 장본인이다. 클럽 '타' 오디션을 봤는데 너무 잘 봐줘서 이런저런 굵직한 공연에 많이 불러줬다.
Q. 윤철종의 솔로곡이나 진행에 대한 욕심은 없나?
윤철종: 어? 생각만 하고 있었던 건데. 타임스퀘어 'M pub'에서 '서시'를 부른 적이 있다. 좋게 봐주시더라. 공연할 때 (권정열한테) "너 담배 피고와"하고 불러볼까 하는데. 진행은 내가 순발력이 좀 떨어진다. 대사를 쳐야 하는데 단어 생각이 안 난다든지, 하려고 했던 말을 이미 권정열이 하고 있다든지. 하지만 가끔 컨디션 좋을 때 생각한다. "어? (내가 했지만) 정말 재밌다"
권정열: 형이 의욕적일 땐 내가 더 말을 많이 한다(웃음). 안하겠다고 빼는 날은 오히려 시키고. 요즘은 잘하는 것 같다. 여전히 (우리 둘의) 개그 코드는 안 맞지만.
권정열: 이미 19세 판정이 났다. '킹스타'는 방송 3사 다 안 나오고, '오늘밤은 어둠이 무서워요'는 KBS 한 군데에서만 나온다.
윤철종: 직접적으로 따져봐도 불순한 노래들은 아니지 않나.
Q. 10cm 곡에 자주 등장하는 아이템이 담배, 커피, 스타킹이던데?
권정열: 생각도 못한 부분인데, 듣고 보니 그렇네(웃음).
윤철종: 담배와 커피는 누구나 즐기지 않나? 우리도 누구나 하는 때에 시작했는데... 음... 13세? (웃음)
권정열: 스타킹은 왜 자주 나오는지 모르겠다.
윤철종: 남자니까.
Q. '앞으로 어떤 노래를 만들고 싶다'하는 지향점이 있나?
권정열: 맑음의 영역. 하지만 어떻게 바뀔진 모른다.
윤철종: 가수는 가사를 따라가는 것 같다. 가사가 힘들면 진짜 힘들어지고 가사가 희망적이면 좋은 일이 생기는 것 같다.
권정열: (그런의미에서 라이벌은) 이지형으로 해 달라. 우리도 마음가짐을 건강히 해서 맑음의 영역에 가고 싶다. 그 영역의 최고봉은 이지형이다.
윤철종: (웃음) 굉장히 왜곡됐지만, 그렇게.
권정열: 타도, 이지형!
Q. 친분 있는 뮤지션도 많이 생겼겠다. 매달 한 번씩 있는 CS센터 공연에서 메인을 함께 맡고 있는 우주히피와 친한 거 같은데
권정열: 식상한 관계다(웃음).
윤철종: 동영상으로 먼저 '이 사람들 잘하네'하고 눈여겨 보다가 공연을 보러가서 우연히 만났다. 그런데 우주히피가 먼저 "어, 10cm 좋아요" 해서 "저희도 좋아요" 하고.
권정열: 합주를 한 적도 있다. 근데 잘 안 맞아서 그 뒤로 절대 같이 안한다(웃음). 음반 작업을 같이 할 순 잇겠지.
윤철종: 강산에 형님하고도 친해졌다. 올해 초엔 쓰시던 기타까지 '하사'하셨다(웃음). 버스킹하면서 만난 '좋아서 하는 밴드'도 있고. '와이낫'은 우릴 건져올린 장본인이다. 클럽 '타' 오디션을 봤는데 너무 잘 봐줘서 이런저런 굵직한 공연에 많이 불러줬다.
Q. 윤철종의 솔로곡이나 진행에 대한 욕심은 없나?
윤철종: 어? 생각만 하고 있었던 건데. 타임스퀘어 'M pub'에서 '서시'를 부른 적이 있다. 좋게 봐주시더라. 공연할 때 (권정열한테) "너 담배 피고와"하고 불러볼까 하는데. 진행은 내가 순발력이 좀 떨어진다. 대사를 쳐야 하는데 단어 생각이 안 난다든지, 하려고 했던 말을 이미 권정열이 하고 있다든지. 하지만 가끔 컨디션 좋을 때 생각한다. "어? (내가 했지만) 정말 재밌다"
권정열: 형이 의욕적일 땐 내가 더 말을 많이 한다(웃음). 안하겠다고 빼는 날은 오히려 시키고. 요즘은 잘하는 것 같다. 여전히 (우리 둘의) 개그 코드는 안 맞지만.
Q. 권정열의 창법이 인상적이다. 콧소리와 흥얼거림이 호소력 있다.
윤철종: 12년 동안 봐온 걸 정리하면 이렇다. 중학교 데모 녹음은 그로울링(낮은 목소리로 짐승의 신음처럼 내는 창법). 고등학교 내 후배로 들어왔을 땐 김경호, 학년 올라가면서 윤도현이 됐다. 군대에선 애매하더니 제대하고 지금의 권정열이 되었다. 지금도 바뀌고 있다. 좋게 말해서 카멜레온, 나쁘게 말하면 줏대 없다(웃음).
Q. 윤철종의 연주에 대해서도 말할 차례다.
권정열: 기타를 오랫동안 쉬다가 잡은 거였다. 구미에서 밴드할 때는 베이스를 했고 군대까지 다녀왔으니까. 자기 스타일을 갖기까지 시간이 걸렸는데 지금은 10cm의 기타를 구현해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어차피 둘 다 계속 바뀐다.
Q. 정규앨범 발매 계획은 언제로 잡고 있나?
윤철종: 10월 그랜드민트페스티벌 즈음을 목표삼고 있다. 그때 팔려고(웃음).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시간과 금전적 여유가 부족하다.
권정열: 어떤 노래가 다음 앨범에 들어갈 진 정말 모르겠다. 사람들이 '킹스타'를 좋아한다고 해도 녹음해봐야 안다. 나온 곡이 우리 성에 차지 않으면 안 되니까.
Q. 자신들 곡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 하나씩만 꼽아달라.
권정열: '오늘 밤은 어둠이 무서워요'. 워낙 잘 만들어서(웃음).
윤철종: 'Good Night'. 가사가 지금의 내 상황이랑 잘 맞는다.
Q. 홍대 부근에서 가장 애착 가는 장소를 꼽는다면?
권정열: '몽마르뜨 언덕 위 은하수다방'. 10cm 하기 전부터 자주 들락거렸고 지금도 영감을 많이 받는 곳이다. '아메리카노', '오늘밤은 어둠이 무서워요', '사랑은 은하수 다방에서'도 다 거기서 나왔고.
윤철종: 우리가 항상 버스킹하던 장소가 있다. 관광안내소가 있는 스타벅스 바로 옆 골목. 거기서 했던 공연들 생각하면 정감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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